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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눈부셨던 우정 행복했던 자신

by 주식덕후 주덕 2023. 3. 9.

 

나이 들고 생각나서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평소에 익숙한 것들에 속아 소중한 것들을 많이 놓치고 있다

그럴 때 좋은 방법들 중 하나가 과거를 복기해 보는 건데

과거를 되짚어 보다 보면 반성하며 배울 점들도 많지만

좋은 기억들이 떠올라 힐링까지 덤으로 하게 된다

좋은 기억들을 통한 추억회상 작품들 중 

드라마에는 응답하라 시리즈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 한국 드라마 중 명작 중의 명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유의 드라마들은 스물다섯 스물하나처럼

최근에도 꾸준히 나오고 많은 사랑들을 받고 있는데

왜 영화에는 그렇게 많지 않을까 

드라마는 특성상 보는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돼서

맘먹고 몰아보는 날이 아니면 다시 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내가 찾고 있는 건 한두 시간 만에 추억 감성 회상을

모두 대체해 줄 한국영화를 찾고 있었다

생각보다 종류도 많이 없었고 

괜찮아 보이는 작품들은 이미 본 작품들이었다

그중 써니라는 영화가 2011년에 개봉하자마자 

영화관에서 봤었는데 분명히 영화가 엄청 재미있었는데

내용이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영화를 두 번 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느끼는 건 다를 수 있으니

요새는 다시 봤던 영화도 곧잘 보는 편이다

 

 

과속스캔들을 만드셨던 감독님

과속스캔들을 만드셨던 강형철 감독

심은경 강소라 박진주 천우희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나온다

줄거리는 그 시절 가장 눈부셨던 우정, 가장 행복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다

 

 

 

다시 보니 더욱 새롭다

앞서 말했듯이 나이가 들수록 영화를 보면

영화에 대한 생각도 많이 변하고 

새로운 느낌들을 받게 되는데

써니는 특히나 나이가 들어서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영화다 보니

나이가 들수록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다양하게 많아지는 것 같다

 

 

 

빛나던 어린 시절

솔직한 감정과 익살스러운 말과 행동들부터

넘쳐나는 에너지와 끈끈한 우정

현실적인 문제나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는

딱히 대단한 걸 하지 않아도 재밌고 시간 가는 줄 몰랐던

투명하고 어린 시절들이 굉장히 잘 표현되어 있고

그때만 볼 수 있었던 것들과

그때만 할 수 있었던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과거는 과거다

과거를 떠올리면 좋은 기억들이 떠오를 수도 있고

좋지 않은 기억들이 떠오를 수도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현재까지도

사골국 우리듯이 자랑할만한 유일한 자랑거리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현재까지도

본인을 놔주지 않는 트라우마 일 수도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어떠한 과거든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

물론 현재에 대한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도

과거의 자랑스러운 일들을 밥먹듯이 자랑할 수 있지만

내가 들어왔던 대부분 사람들의 과거자랑은 그렇지 않다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과거에는 잘 나갔었다는 것처럼

초라하고 비참한 것도 없고

과거에 이랬으니 현재는 이럴 거다 하고 단정 짓는 것만큼

미련하고 무의미한 것도 없다

과거가 본인에게 악몽이건 자랑이건

과거에 집착할수록 현재는 더욱 비참해 보이고

미래는 어두워지는 것 같다

과거는 과거로 두고 가끔 꺼내보며

그 시절의 울림들을 느껴보는 정도로 충분하다

 

 

친구라는 존재

살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되는데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친구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상 그냥 아는 사람에 가까운 사람들이 많다

친구랑 아는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연락을 얼마나 하냐 얼마나 자주 만나냐 마음이 얼마나 잘 맞냐로

정해지는 것 같다

그중 나는 오로지 서로 얼마나 편하고 마음이 잘 맞는지만

친구의 기준으로 판가름하는데

오랜만에 연락을 해도 그냥 서로 웃기고

여전히 편하고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을 친구라고 생각한다

연락과 마찬가지로 얼마나 자주 만났는지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내 가치관이 이상하다고 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실제로 써니 영화 속에서는 몇십 년 만에 만난 친구들이

병에 걸린 친구를 위해 다시 어릴 때처럼 마음 맞춰 춤을 춘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친구기준에 가장 가깝다

억지로 친구를 사람관리 하듯이 할 말도 없는데 

계속 답장 왜 안 하냐며 집착하고 쓸모없는 말들을 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나한테서는 친구의 판가름하는 기준은 아니다

물론 관심이나 정이 많은 사람이구나라는 인식은 당연히 생기지만

바빠서 연락 못했거나 먼저 연락하는 게 서투른 친구들한테

관심과 정이 없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생각이 점점 갈수록 산으로 가는 것 같은데 

아무튼 이 영화는 좋은 음악들과 약간의 판타지

재밌는 연출 등 사실 내 개인 취향에는 너무 잘 맞는 만점짜리 영화라서

단점을 찾으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가끔 생각나면 계속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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