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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짠하고 찐하다 자꾸 깊게 생각하게 한다

by 주식덕후 주덕 2023. 3. 2.

별생각 없이 틀었다

티브이 통신사에서 잠깐 이벤트로 무료로 해주는 영화여서 시청하게 되었는데

기대를 안 하고 봐서였을까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게 봤다

확실히 취향차이로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못 만든 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엄청난 효과음이나, 자극적인 요소 없이 잔잔함 속에서도

계속 긴장감을 주고 상상력을 자극해서 계속 몰입이 잘되는 영화다

 

버닝의 관전포인트

영화 첫부분 부터 굉장히 마음에 드는데

감독님이 대단하신건지대단하신 건지 유아인 배우님이 대단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20대의 홀로서기 시작하는 서울 특유의 분위기를

굉장히 잘 담아냈다 비좁은 자취방부터

화려한 번화가들 뒤에있는 북적북적하고 시끄러운 동네들까지

실제로 촬영지가 친구가 살고 있는 동네여서 자주 갔던 터라

그 분위기를 그대로 영화에서 느꼈다

영화 제목처럼 젊음을 불태우는 시기를 

초반 분위기부터 굉장히 여러 가지 표현들로 잘 표현해주고 있다

 

20대의 불안하고 뜨거운 감정선

남자주인공 유아인이 우연히 어릴 적 친구인 여자주인공을 만나게 되는데

해외여행을 가는 동안 고양이 밥 좀 달라고 하며 집을 맡기게 되는데

유아인은 그때부터 진심으로 여자주인공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주기 시작한다

20대의 불안하고 뜨거운 감정선을 굉장히 잘 표현해서

보는 내내 감정이입이 됐던 것 같다

여행을 돌아온 여자주인공은 우연히 만난 한 남자를 소개해주게 되는데

이때부터 버닝의 본격적인 장르가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줄거리를 더 이상 작성하고 싶지 않다

이 영화는 리뷰나 평점 같은 걸 보지 말고

정말 아무런 기대 없이 객관적으로 봤으면 좋겠다

숨겨둔 의미들도 굉장히 많고 

표현하는 방식들도 과감하고 신선해서

볼지 말지 고민하지 말고 생각 없이 무심하게 툭 봤으면 좋겠다

 

청춘들이 봤으면 좋겠다

지금 하루하루를 한걸음한걸음 묵묵히 가고 있는 청춘이라면 

이영화를 꼭 봤으면 좋겠다

화려하고 빛나는 젊은 시절이 아니라 

굉장히 현실적이고 짠한 보통의 20대를 그려냈는데

제일 잘 표현하고 있는 감정이 불안함이다

물론 영화 장르상의 스릴러다운 분위기의 불안함도 굉장히 잘 표현했지만

내가 정말 인상 깊었던 건 유아인의

확신은 없고 본인이 본인을 잘 모르고 있는데

그렇다고 가만히 있지는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건드렸을 때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정말 앞뒤 재지 않고 생각 없이 모든 걸 불태울 수 있는

그런 젊은 시절의 뜨거운 감정들까지 너무 잘 표현해 냈다

 

 

원래 우물쭈물하던 사람도 확신이 들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며

사람과 사람사이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여자주인공분의 연기력과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보는 내내 여자주인공분에게 빠져들었고 나도 영향을 받고 있었던 것 같다

 

 

여러 생각을 하게된다

나는 일단 크게 봤을 때 20대의 젊음 그 자체를 잘 표현해 줘서 좋았다

영화의 심오한 부분이나 긴장감을 주는 장르를 떠나서

20대의 서툰 감정표현을 남자주인공이 표현을 잘해줘서 좋았고

아직은 현실에 찌들지 않고 이상을 바라보며 

꿈을 꿀 수 있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줄 아는 여자주인공의 모습이

계속 점점 현실에 찌들어가는 나 자신에게 희망자극을 주었던 것 같아서

굉장히 좋았다

 

두 번째로는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됐다

여자주인공에게 있어서 여행 가서 알게 된 벤이라는 남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자상하고, 재력도 있고, 성격도 좋은 사람 같은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절대 그 모습이 아니고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물론 벤이라는 남자는 굉장히 극단적으로 이중성이 있지만

나는 그 사람의 성격을 보면서

요즘사람들의 SNS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의 이중성이 보이기도 했다

누구나 숨기고 싶은 본인의 모습도 있고

겉으로는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기도 하는

요새 젊은 사람들의 이중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세 번째는 모든 걸 잃었을 때의 감정을 다시 느꼈다

인생에 몇 번 올까 말까 한 정말 절망적인 순간에

모든 걸 내려놓고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고

그냥 해탈에 가까워지는 패닉상태에 가까워지게 되는

그 감정을 유아인의 연기를 보고 느꼈는데

그래서인지 실제로 복수는 하고 있지만

뭔가 통쾌하고 시원한 복수가 아니라 

그 찝찝하면서도 공허한 감정이 그대로 전달돼서 굉장히 먹먹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의 호불호가 굉장히 심할 것 같다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도 아니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도 아니다

인간의 어두운 모습과 절망 불안함들에 대한 초점이 맞춰져 있는 영화라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 것 같다

 

영화가 두 시간 반이라서 생각보다 긴데

심오한 미스터리처럼 긴장감을 끝까지 놔주지 않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영화였다

한마디로 보면 좀 우울해지고 먹먹해져서

두 번 보고 싶진 않지만 굉장히 잘 만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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